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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교육의 격차를 줄일 수 있을까? 개인 맞춤형 교육의 가능성과 현실

by soullover 2026. 9. 27.

교육은 개인의 미래를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지만, 모든 사람이 같은 교육 기회를 얻는 것은 아니다. 거주 지역, 가정의 경제적 상황, 학교의 교육 환경, 교사의 수와 전문성, 장애 여부 등에 따라 학생이 받을 수 있는 교육의 질에는 차이가 발생한다. 오늘은 AI가 교육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지, 또한 개인 맞춤형 교육의 가능성과 현실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AI가 교육의 격차를 줄일 수 있을까? 개인 맞춤형 교육의 가능성과 현실
AI가 교육의 격차를 줄일 수 있을까? 개인 맞춤형 교육의 가능성과 현실

 

같은 교실에서 같은 수업을 듣더라도 학생마다 이해하는 속도와 부족한 부분이 다르기 때문에 교육의 격차는 단순히 학교와 교사의 문제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이런 상황에서 인공지능(AI)은 교육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새로운 도구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와 AI 기반 학습 시스템은 학생의 질문에 즉시 답변하고, 학습 수준에 맞는 설명을 제공하며, 반복적인 연습을 지원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교육 방식과 차이가 있다.

물론 AI가 교육 격차를 자동으로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이나 디지털 기기에 접근할 수 없는 학생은 AI 교육의 혜택을 받기 어렵고, AI가 잘못된 정보를 제공할 가능성도 있다. 교사의 역할을 AI가 완전히 대신할 수 있다는 근거도 충분하지 않다.

따라서 중요한 질문은 "AI가 교사를 대신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AI를 이용해 지금까지 충분한 교육 기회를 얻지 못했던 학생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가?"에 가깝다.

 

AI의 가장 큰 장점은 학생마다 다른 학습을 지원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통적인 교실 수업에서는 한 명의 교사가 여러 학생을 동시에 가르쳐야 한다. 학생마다 이해도가 다르더라도 수업은 정해진 시간과 교육과정에 맞춰 진행된다. 어떤 학생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다시 배워야 하고, 다른 학생은 수업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도 한다.

개인 과외가 이런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학생이 모르는 부분을 반복해서 설명하고, 이해한 부분은 빠르게 넘어가면서 학습 속도를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학생에게 개인 과외를 제공하는 것은 비용과 인력 측면에서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AI는 이 지점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제공한다. AI 기반 학습 시스템은 학생의 답변이나 학습 기록을 분석하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 추가 문제나 설명을 제공할 수 있다. 생성형 AI를 활용하면 학생이 같은 질문을 여러 번 하더라도 질문의 표현을 바꿔가며 설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수학 문제를 풀다가 이해하지 못한 학생이 "왜 여기에서 2를 곱하는지 모르겠다"고 질문하면 단순히 정답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해당 과정에 대한 추가 설명을 요청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은 특히 학습 속도가 느린 학생에게 의미가 있다. 교실에서는 다른 학생들의 수업 진행 때문에 같은 내용을 계속 질문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AI를 활용하면 개인의 속도에 맞춰 반복적으로 질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은행은 2024년 교육과 AI에 관한 자료에서 AI가 개인화된 교육을 지원하고 교사와 학생에게 새로운 교육 도구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교사가 부족한 지역에서는 AI 기반 튜터가 교사의 역할을 보완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다만 세계은행 역시 AI가 숙련된 교사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AI와 인간 교사의 적절한 결합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실제 사례도 나오고 있다. 세계은행이 2025년에 소개한 나이지리아 에도주 공립 고등학생 대상 연구에서는 학생들이 6주 동안 교사의 지도 아래 ChatGPT를 활용해 방과 후 학습을 진행했다. AI는 학생에게 정답만 제공하는 방식이 아니라 질문과 피드백을 통해 영어 학습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사용됐다. 연구 결과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은 비교집단보다 유의미한 학습 향상을 보였으며, 전체 학습 효과는 약 0.3 표준편차, 영어에서는 약 0.24 표준편차로 보고됐다.

이 사례는 AI가 교육의 격차를 줄일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실험이다. 특히 중요한 부분은 AI만 제공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학생들은 교사의 안내를 받았고, 교사는 AI가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를 확인하고 학생들이 단순히 답을 복사하지 않도록 학습 과정을 관리했다. 결국 AI의 교육적 가치는 "모든 학생에게 AI를 제공하면 교육 격차가 사라진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기존 교육에서 제공하기 어려웠던 반복 설명, 즉각적인 피드백, 개인별 연습 기회를 저렴하고 빠르게 제공할 가능성에 있다.

 

AI는 지역과 환경에 따른 교육 기회의 차이를 줄이는 데 활용될 수 있다

 

교육 격차는 학생 개인의 능력만으로 발생하지 않는다. 학생이 어디에 사는지, 어떤 학교에 다니는지 역시 중요한 요인이 된다.

대도시에는 다양한 교육기관과 학원이 있고, 특정 분야의 전문 교사를 만날 기회도 상대적으로 많다. 반면 농어촌이나 교육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는 학생이 원하는 과목을 충분히 배우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교사 확보가 어려운 지역에서는 한 명의 교사가 여러 과목이나 여러 학년을 담당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AI가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는 이런 지역적 한계를 어느 정도 넘어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나 태블릿을 이용할 수 있다면 학생은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과 관계없이 다양한 학습 자료와 AI 기반 학습 도구에 접근할 수 있다. 특히 생성형 AI는 단순히 정해진 학습 자료를 보여주는 것을 넘어 학생의 질문에 따라 설명을 만들어낼 수 있다. 예를 들어 과학 과목을 공부하는 학생이 "광합성을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줘"라고 요청하면 쉬운 수준의 설명을 받을 수 있고, 이후 "중학생 수준으로 다시 설명해줘"라고 요청할 수도 있다. 같은 개념을 학생의 수준에 맞춰 다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 생성형 AI의 특징이다.

장애 학생에게도 AI 기술은 교육 접근성을 높이는 데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음성 인식, 문자 변환, 이미지 설명, 자동 번역 등의 기술을 이용하면 기존 학습자료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학생이 다른 방식으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UNESCO 역시 AI가 장애 학생이나 원격지역에 있는 학생에게 개인화된 지원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AI를 교육에 활용하려는 정책이 이미 시작됐다. 교육부는 AI 디지털교과서를 학생의 학습 상황을 분석해 교사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학생에게 자신의 수준과 속도에 맞는 학습을 지원하는 도구로 설명했다. 2025년부터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등을 대상으로 영어·수학·정보 등의 과목에서 단계적인 도입이 추진됐다. 이러한 변화가 의미 있는 이유는 AI 교육이 더 이상 미래의 가상적인 이야기에 머물러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학교 교육에 AI 기술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가 이미 정책과 교육 현장의 문제로 등장했다.

그러나 여기에서 중요한 문제가 하나 있다. AI가 교육 격차를 줄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새로운 격차를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 환경이 좋고 최신 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이 같은 AI 교육을 받을 수는 없다. AI를 잘 활용하는 학생과 단순히 답을 복사하는 학생 사이에도 학습 결과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OECD는 디지털 교육 격차에 관한 자료에서 사회경제적으로 유리한 학교가 디지털 기기를 활용할 수 있는 역량과 환경을 갖추고 있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지적한다. 즉 기술 자체를 보급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학생이 실제로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기기와 인터넷 환경, 디지털 역량, 교사의 지원까지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따라서 AI가 교육 격차를 줄이려면 "AI를 얼마나 많이 도입하느냐"보다 "누가 AI를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다.

 

AI가 교육 격차를 줄이려면 인간 교사와 함께 사용해야 한다

 

AI가 교육에 가져올 수 있는 가장 큰 오해 중 하나는 AI가 교사를 대신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현재까지의 연구와 국제기구의 권고를 보면 AI를 인간 교사의 완전한 대체재로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교육은 지식을 전달하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학생이 왜 공부하지 않는지, 특정 문제에서 계속 어려움을 겪는 이유가 무엇인지, 친구 관계나 가정환경 때문에 학습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은 단순한 데이터 분석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교사는 학생의 표정이나 행동, 수업 참여도, 또래 관계 등을 관찰하면서 상황에 맞게 교육 방법을 바꾼다. AI가 설명을 잘한다고 하더라도 학생의 감정이나 학교생활 전체를 이해하는 인간 교사의 역할을 그대로 수행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 다른 문제는 AI의 정확성이다. 생성형 AI는 자연스러운 문장을 만들어내지만 항상 사실만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존재하지 않는 자료나 잘못된 정보를 실제 사실처럼 설명하는 이른바 '환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교육에서는 이런 문제가 더욱 중요하다. 학생이 AI의 답변을 사실로 받아들이면 잘못된 지식을 학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사나 신뢰할 수 있는 학습자료를 통한 확인 과정이 필요하다. UNESCO는 생성형 AI를 교육에 활용할 때 개인정보 보호, 연령에 적합한 사용, 교사의 역량 강화, 인간 중심의 교육 원칙 등을 강조하고 있다. OECD 역시 AI가 학습을 개인화할 가능성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접근성, 편향, 교사 교육, 개인정보와 같은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결국 AI가 교육 격차를 줄이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AI와 인간 교사를 경쟁 관계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역할을 맡기는 것이다.

AI는 반복적인 질문에 답하고, 학생 수준에 맞는 연습문제를 만들고, 학습자료를 정리하고,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다. 교사는 학생의 학습 상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AI가 제공한 정보를 검증하며, 학생에게 필요한 교육적·정서적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이라면 교사는 모든 학생에게 똑같은 설명을 반복하는 데 사용하는 시간을 줄이고, 도움이 더 필요한 학생에게 집중할 수 있다. 결국 AI가 교육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지는 기술의 성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학생에게 기기를 제공하는 것, 인터넷 환경을 확보하는 것, 교사가 AI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 AI가 제공하는 정보를 검증하는 체계를 만드는 것 등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AI는 교육 격차를 자동으로 해결하는 만능 기술이 아니다. 하지만 기존 교육 시스템에서 비용과 인력의 한계 때문에 제공하기 어려웠던 개인별 피드백과 반복 학습을 더 많은 학생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분명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교사가 부족하거나 교육 자원이 제한된 지역, 개인별 학습 지원이 필요한 학생, 장애로 인해 기존 교육자료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에게 AI가 적절하게 활용된다면 교육 기회를 확대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AI를 도입하는 것 자체가 아니다. AI를 이용할 수 있는 학생과 이용하기 어려운 학생 사이에 또 다른 격차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앞으로의 교육에서 중요한 경쟁력은 단순히 AI를 사용하는 능력이 아니라 AI가 제공하는 정보를 비판적으로 판단하고, 필요한 부분을 활용하며, 인간 교사와 협력하는 능력이 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AI가 교육의 격차를 줄일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가장 현실적인 답은 "가능성은 있지만 조건이 필요하다"라고 할 수 있다. AI는 교육 격차를 해결하는 목적지가 아니라, 교육의 기회를 더 넓히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하나의 도구다. 그리고 그 도구가 실제로 교육 격차를 줄이는 방향으로 작동하도록 만드는 것은 결국 교육정책과 학교, 교사, 학생 그리고 사회의 역할에 달려 있다.